신화적인 우상을 뜻을 의미하는 아이돌(idol)에게 뛰어난 가창력과 리듬감, 댄스 등 음악적인 면모 외에도 힘든 연습과 일정에도 불구 끊임없이 노력해 일궈낸 성장, 팬들과의 소통 등의 능력 등이 요구된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외국어 능력, 윤리적인 행동과 태도까지 갖춰야 별다른 탈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돌로 여겨지는 필수적인 요소 외에도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여유로움이 아이돌의 새로운 입덕 포인트가 되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영업할 때 '귀티', '부모님과 사이 좋은', '금수저' 등의 키워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까지만 해도 경우 지하 연습실에서 힘든 연습생활을 거쳐 전 세계를 호령하는 월드 스타가 되기까지 '흙수저 성장 서사'가 존재한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가 아니었기에 주목받지 못했으며 슈가는 데뷔 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빗속에서 교통 사고를 당한 일화로 유명하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정상이 되기까지의 아이돌 성장 공식에 들어맞는 성장담이 팬심을 자극하고 응원을 독려하는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요즘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들 중에는, 노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요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 로제, 트와이스 쯔위, NCT 텐, 천러, 있지의 유나, 류진, 리아, 채령, 이채연, 뉴진스, 르세라핌 카즈하 등이 일명 타고난 것들이 많아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아이돌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이채연이 웹 예능 프로그램에서 집을 공개한 후 따라다니는 '금수저설'에 대해 "대리석이고 으리으리해 보이는데 사실 집값이 그렇게 (높지 않다). 아버지는 그냥 회사 다니신다. 금수저는 아니다. 그런데 굳이 해명은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엄마가 있어 보이게 살라고 했다. 쉬워 보이면 안 되고 항상 없어도 있어 보이게 살아야 된다고"라고 밝힌 바 있다. 이채연의 답변에서 금수저로 보이는 집안 배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동경을 엿볼 수 있다.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난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이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타고난 것들이며, 부모님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제적인 배경이 포함돼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사회가 각박하고 어려우니 아이돌한테까지 힘든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한다. 기본적으로 아이돌들은 좋고, 예쁜,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제는 맑고 티 없는 구김살 없는 모습까지 하나의 마케팅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동경은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노력보다 타고난 것들에 대한 관심이 과도해지면, 아이돌들의 인격, 노력, 열정 등과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간과하게 되고, 결국 아이돌들의 인성과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매우 힘든 일정과 반복적인 연습, 감정적인 노동 속 아이돌의 고충을 더욱 감추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돌들의 신종 스펙이 과연 올바른 현상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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