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의 드라마·영화 등 영상화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여기에 이제 창극 영역까지 들어간다. 국립창극단이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정년이’를 창극으로 제작한다. 3월 무대에 올라가는데, 이미 매진이란다.
작품은 1950년대를 풍미한 ‘여성국극’을 소재로,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다. 전통예술 속 연극적 원형을 꾸준히 탐구해온 남인우가 연출을, ‘패왕별희’ ‘나무, 물고기, 달’ 등에서 창극 음악의 다채로움을 보여준 이자람이 작창을 맡았다.
그간 웹툰 원작 드라마, 영화가 크게 흥행한 것처럼 창극으로 만들어진 ‘정년이’도 반응이 심상치 않다. 창극으로는 이례적으로 개막 두 달 전에 모든 좌석이 팔렸고, 추가 공연까지 순식간에 매진됐다. 국악계의 슈퍼스타로 통하는 이자람 음악감독과 여성의 연대라는 서사에 대한 관심에 더해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진 영향도 크다.
사실 이번 공연은 원작이 ‘여성국극단’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국악적으로 재해석하는데 용이한 면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꼭 ‘국악적인 원작’이 아니더라도 향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국악 공연이 꾸준히 제작될 거란 기대도 드러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웹툰산업 실태조사가 시작된 2017년과 비교하면 약 4.1배 증가하는 등 성장폭이 가팔라지며 인기 콘텐츠를 대거 배출해오고 있다. 매출액은 ▲2017년 3799억원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0억원 ▲2020년 1조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젊은 관객 흡수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국악계에서 웹툰은 포기할 수 없는 IP라는 것이다. 다만 ‘정년이’의 성공으로, 무분별한 웹툰 원작 작품이 나타날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는 꼭 국악계만이 아닌, 영상화 과정에서도 나타났던 부작용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웹툰 원작 콘텐츠가 흥행한 건 아닌 것처럼, 원작을 재가공함에 있어서 적합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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