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OTT, 종편, 유튜브 등 플랫폼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제작진들도 따로 구분해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는다. 이런 흐름은 이미 꽤 오래 되었는데,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PD들의 도전이다. 단순히 플랫폼 이동이 아닌, 장르 자체의 이동이다. 즉 시사 다큐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PD들이 예능에 도전하고 있다.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이동원 PD가 ‘관계자 외 출입금지’ 통해 예능 분야에 도전한다.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김태희 작가와 손을 잡고 외부인은 다가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출입증을 받고 입장해 미지에 쌓인 금지구역의 이야기를 한다.
최근 서울 남부 구치소에 들어가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현재 인천공항의 방문이 예정돼 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부터 첫 장소로 선정된 서울 남부 구치소까지. ‘관계자 외 출입금지’에는 이 PD, 고혜린 PD의 전작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고혜린 PD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대해 “저도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취재를 하면서 금지구역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많이 쫓겨나기도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안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더라. 궁금증을 풀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었다. 구치소는 이 PD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하며 자주 드나들었던 공간인 만큼 ‘시청자들이 어떤 공간을 궁금해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됐다.
이를 양세형, 김종국 등 연예인들의 간접 체험 통해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한층 허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도관들의 미처 몰랐던 고충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면서 예능과 시사, 교양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MBC 시사교양본부에서 ‘기억록’ 비롯해 ‘PD 수첩’과 짧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했던 최별 PD는 웹예능 ‘오느른’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 PD는 전북 김제의 한 폐가를 고쳐 생활하는 모습을 브이로그 형태로 담아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재미를 선사했었다. 김제의 고즈넉한 풍경과 시골살이가 처음인 최 PD의 좌충우돌 일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구현하면서 그간 쌓은 역량을 제대로 드러냈다.
JTBC 다큐멘터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사전’, ‘A.C. 10’을 연출한 이선우 PD는 티빙 ‘얼라이브’에 접목, 고인이 된 아티스트들을 AI 기술로 복원해 낸 바 있다. 이 외에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는 웨이브 예능 ‘국가수사본부’로, ‘PD수첩’의 장호기 PD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으로 시청자 만날 예정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들이 만든 예능은 무겁지 않다. 기본적으로 예능을 많이 접할 수 밖에 없는 방송국 내부 사정상 자연스럽게 시사와 다큐의 무게감을 어떻게 덜어내는지도 알 것이다. 때문에 어찌보면 예능 PD들 보다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색다른 시선으로 펼칠 것이다.
'방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쓰와이프> 박세진‧민혜연‧주유진‧이솔이‧양유진‧소율, 유명인 남편 위한 내조는? (0) | 2023.01.21 |
---|---|
<TV쇼 진품명품> 국보급 왕실용 청자 등장?, 이전 최고가 25억 넘을까? (0) | 2023.01.21 |
윤도현, 유희열, 이소라, 이문세…끊겼던 심야 음악 토크쇼, 박재범이 살릴 수 있을까 (0) | 2023.01.18 |
<솔로지옥2> <스킵> <좋아하면 울리는>…지난해 30개 쏟아졌던 연애예능, 올해는 망했구나 (0) | 2023.01.17 |
유튜버들이 OTT와 지상파‧종편‧케이블의 새 얼굴이 되나 (0) | 2023.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