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실물 앨범 속칭 피지컬 앨범의 성장세가 무섭다. 팬데믹 당시 콘서트도 열지 못하고, 해외 투어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다. 실제 콘서트를 보지 못하니, 온라인 콘서트를 찾게 되어서 관련 산업이 발전했고, 그들의 굿즈를 현장에서 살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 구매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현장 구매보다 판매 상승 폭을 넓혔다. 그리고 그 굿즈 중에서 최고는 단연 피지컬 앨범이다. 그런데 이게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다. 보이그룹은 찾기 힘들고 대부분 걸그룹이다. 지금도 블랙핑크, 뉴진스, 하이브, 에스파, 하이키, 프로미스나인,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등의 걸그룹 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반면, 보이그룹들의 성장세를 찾기 힘들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월간 TOP400 합산 판매량은 8074만4916장을 기록했다. 2021년 동기간 대비 약 2140만장 증가한 숫자로, 한 해 음반 판매량 8000만장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피지컬 음반 판매량은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써클차트 기준 음반 판매량은 2014년 738만장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2015년 약 838만장, 2016년 약 1100만장, 2017년 약 1700만장, 2018년 약 2300만장, 2019년 약 2500만장으로 매년 상승세였다. 특히 지난 2년(2020년~2021년)간은 각각 4200만장과 5700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음반 수출이 증가하면서 동반 성장한 셈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약 2억3311만 달러(한화 약 2881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음반 수출액 약 2억2085만 달러(약 2728억원)보다 100억원 이상이 늘어난 숫자다. 케이팝 음반 연간 수출액은 2020년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년 만인 2021년 2배로 껑충 뛰어 2억 달러를 돌파했었다.
하지만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써클차트에 쓴 칼럼에서 “펜데믹 이후 2년 연속 이어온 고성장을 올해에도 이어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3대 수출 대상 국가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둔화된 점, 2021년 대비 작년 한 해 피지컬 앨범 판매 증가분의 약 80%를 걸그룹이 견인한 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36.7%(8574만9000달러)를 차지하면서 국내 음반 수입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음반과 함께 음반류에 속하는 영상의 경우는 총 수출액 3464만달러 중 일본서만 3397만달러가 수출되면서 무려 98%라는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일본 편중이 심화될 경우 자칫 케이팝이 아시아권 시장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지컬 앨범 판매량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아이브,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 등을 비롯한 걸그룹의 약진이 영향을 미쳤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판매량 100만장 이상의 남자 아티스트 수가 11팀으로 전년 12팀에서 1팀이 줄어든데 반해, 여자 아티스트는 10팀으로 전년 1팀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즉 걸그룹의 글로벌 팬덤 성장이 전체 앨범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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