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극과 아침드라마를 향해 하던 말이 있다. “대충 만들어도 대박 시청률이 나온다”. 출생의 비밀부터, 이런저런 엮인 이상한 막장 형태의 흐름으로 인해 이를 좋아하는 중장년층 어머니들의 지지를 받아 기본 30% 이상 시청률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 드라마가 서서히 이런 흐름이 끊어지더니, 이젠 주말 드라마도 이 지경이 됐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는 지난달 25일 17.7%이라는, 주말드라마로선 다소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이후에도 드라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지난 5회에서는 16.5%를 기록, 최저 시청률까지 경신했다. 지난 9일 방송된 6회는 20.5%로 다시 20%대를 기록하긴 했으나, 30%를 넘나들던 과거를 생각하면 20%가 넘어야 할 벽이 된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물론 갑자기 무너진 시청률은 아니다. 2022년 4월 방송을 시작한 ‘현재는 아름다워’가 지지부진한 전개로 혹평을 받던 끝에 결국 방송 내내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7년 만에 30%의 벽을 넘지 못한 KBS 주말드라마가 됐다.
여기에 이 바통을 이어받은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30%를 넘기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해 10월 방송된 11회에서는 16.7%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20% 안팎의 시청률을 전전하며 KBS 주말극을 향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케이블, 종편 비롯해 이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까지. 플랫폼이 늘어나고, 시청자들의 시선이 분산되면서 예전처럼 30%를 넘나드는 드라마를 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주말 오후 8시 주말드라마, 또는 평일 오후 7시 일일드라마들은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바탕으로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 장년층의 OTT 이용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OTT 이용률이 95.9%로 가장 높았지만, 중, 장년층의 상승세도 가팔랐다. 40대 이용률은 지난해 77.9%에서 85.9%로, 50대는 68.6%에서 70.2%, 60대는 44.4%에서 54.4%로 증가했다.
임영웅 콘서트 중계 영상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중계 및 다큐 통해 폭넓은 시청층 겨냥 중인 티빙부터 최근 ‘막장 대가’로 불리는 문영남,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을 주말에 선보이며 10% 시청률 돌파에 성공한 TV조선 등 OTT, 케이블, 종편 채널들이 나름의 시도를 통해 중, 장년 시청자들을 겨냥하고 있는 흐름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렇듯 시청자들의 시선이 여러 창구로 분산이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유리한 시간대, 플랫폼만으로는 시청자들을 붙잡아두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방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죄’ 소재된 시대…‘흥미’ 걷어낸 <스모킹건>의 미덕 (0) | 2023.04.17 |
---|---|
<유 퀴즈 온 더 블록> 김희애‧장혜진‧윤수빈 약사 그리고 선수촌 한정숙 영양사의 이야기 (0) | 2023.04.12 |
<진품명품> 삼성 이병철‧현대 정주영 등 창업주들 이름 새겨진 트로피 정체는? (0) | 2023.04.08 |
<도시횟집> 횟집인데 횟감이 없다?…무입질 사태에 이태곤 “장사 접자” (0) | 2023.04.05 |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공개 한 달, 방송가와 연예계를 흔들다 (0) | 2023.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