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잘 나가던 개그우먼 이현주가 혀 절단 사고 후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오랜만에 방송에 나와 이야기했다. 지난 2011년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방송계를 떠난 지 1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다시 시청자들과 만난 것이다.
이현주는 21일 MBN '특종세상에서 “1993년 개그우먼으로 잘 나갈 때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4중 추돌 사고로 뇌를 좀 다쳤다. 뇌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수술하고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라디오 스케줄을 급하게 갔다. 누가 준 과자를 별 생각 없이 먹었는데 질겅하고 씹혔다. 마취가 덜 풀린 내 혀일 줄은 몰랐다. 응급실로 가서 일곱 바늘을 꿰맸다. 내 의지대로 발음이 되지 않았다. 개그우먼은 말이 생명인데, 우울증이 극도로 심해져서 은둔형 인간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술을 안 마시면 잠을 잘 수 없는 정도로 중독이 됐다. 완전히 무너졌고,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렸다. 심지어 환각이 보였다. 매일 귀신, 도깨비 등이 나와서 내 정신을 산란하게 했다. 병원에서도 치료가 안 됐다. 엄마가 나를 고치려고 이 병원, 저 병원 다 다녔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정신병원도 갔다. 우울증 진단 때문에 갔지만, 나아지는 게 없었다”라고도 말했다.
이현주는 그 이후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어느 날 딸이 병을 고치겠다고 광주에 내려갔다. 데려가겠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 결국 경찰서 순경을 불러서 데려왔다”고 했다.
이현주는 1987년 MBC 제1회 전국 대학생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경실, 박미선과 함께 '촉새'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돌연 활동을 중단해 사망설이 제기됐다. 당시 이현주는 데뷔하자마자 각종 상을 휩쓸고, 십여 편의 CF를 촬영하며 절정의 인기를 과시했다. 그런 그녀가 돌연 개그계를 떠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선배들의 언어폭력과 구타, 그리고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인기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화려해 보이는 방송가의 숨은 이면은 22세 어린 나이에 데뷔한 그녀가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사고가 난 것이다.
이현주는 “그때 한 10억원 정도 벌었다. 지금은 30억~40억원 되지 않을까 싶다. 지방에서 한 번 부르면 출연료가 약 1500만원이었다. 1988년에는 부르는 게 몸값이었을 정도로 잘 나갔다”고 회상했다.
7세 연하와 결혼한 지 10년 차라며 “남편이 마흔 셋, 내가 쉰에 결혼했다. 한참 누나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남편이 태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부는 버스킹 공연을 다니고 있다. 이현주는 “생활이 빠듯하다. 행사가 많은 것도 아니니 속만 터진다. 손 벌릴 데도 없어서 걱정이다. 연말이 좀 힘들다. 코로나19 전까지는 매일 행사를 했는데, 5년 전부터 일이 싹 끊겼다. 경제·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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