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결승전이 조작됐다는 준우승자 정해민의 폭로의 여파가 여전하다. 특히 넷플릭스와 정해민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다. 다만 넷플릭스는 결과를 번복하는 일은 없었으니 조작은 ‘억울하다’고 호소하지만, 대중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피지컬:100>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경륜 선수 정해민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우승자인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의 항의와 음향 등의 문제로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피지컬:100> 측은 “최종 결승전은 경기 초반의 오디오 이슈(도르래가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소음이 참가자들의 마이크에 타고 들어가는 이슈) 체크와 참가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일시 중단과 재개가 있었을 뿐, 결코 종료된 경기 결과를 번복하는 재경기나 진행 상황을 백지화하는 일은 없었음을 알린다”라며 조작 논란을 부인했다.
다만 ‘일시 중단’과 ‘재개’ 과정은 있었으나, ‘재경기’는 없었다는 <피지컬: 100> 측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결과를 조작하지는 않았으니 이번 논란이 억울할 수는 있겠으나, 경기 중단 사태를 겪어야 했던 정해민의 억울함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는 것.
무엇보다 두 사람이 맨몸으로 로프 당기는 경기를 공정하게 치러낸 줄로만 알았던 시청자들의 배신감까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제작진이 상황상의 이유로 경기는 중단했지만, 결과를 뒤바꾼 것은 아니니 조작 논란이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의 리얼한 대결이 아닌, 잘 짜인 리얼리티 쇼를 보게 된 것이다.
앞서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경기 결과를 뒤바꾸진 않았지만, 방송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득점 순서를 뒤바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 외에도 오디션 프로그램 등 대결의 긴장감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성격의 일부 예능프로그램들이 ‘악마의 편집’을 일삼아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사실 <피지컬:100>이나 <골 때리는 그녀들>을 비롯해 수많은 리얼리티 예능들을 만드는 제작진들의 입장도 일견 이해도 된다. 몇 시간동안 촬영한 내용에서 극적인 부분을 뽑아내야 하고,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올리기 위해 일부 개입해야 할 유혹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의도가 있든 없든, 촬영 과정에서, 편집에서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떤 이들은 당연하게 느낄 수 있고, 어떤 이들은 부당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간혹 예능 프로그램들이 너무 ‘리얼’을 강조 안했으면 한다. 누구나 안다. 재미있게 만들려는 것을. 그런데 ‘리얼’에 집착하는 제작진으로 인해 시청자들 역시 ‘리얼’을 믿게 되고, 그것이 저러한 폭로가 터질 때마다 무너진다. ‘리얼’은 현실에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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