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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414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지난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내린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을 두고 장소를 옮기는 것이다. 굉장히 이례적이다. 호불호 갈리는 작품이라, 당연히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그 결과물을 굳이 이렇게까지 빨리 내놓을 필요는 없다.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보는 이유다.

 

 

뮤지컬 <베토벤> <물랑루즈> 캐스팅 바뀌고, 무대장치 때문에 중단되고…관객에게 ‘환불’이 전

인기가 좋은 뮤지컬의 경우에는 좋은 자리와 좋은 날, 즉 자신이 원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 전쟁 저리 가라할 정도의 수준이다. 때문에 티켓 오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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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

 

본 공연 이후 약간의 기간을 두고 다시 공연을 올리는 경우는 많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앞서 지난해 8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마쳤고, 8개월만인 이달 2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앙코르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지난달 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올렸던 뮤지컬 <영웅> 역시 장소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로 옮겨 지난 17일부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과 달리 작품이 수정돼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기까지 통상적으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십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서 베토벤은 한 달 만에 시즌2’를 내세운 것이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번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시즌2의 경우 기존 초연과 달리 새로운 곡이 추가되고, 몇몇 캐릭터도 변경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장면은 삭제하고 무대세트와 LED 영상 일부도 변경하면서 작품의 서사를 더 풍부하게 하고,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초연 당시 <베토벤>에 대한 평가를 생각하면, 작품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선 제작진의 결단이 반갑다. 실제로 베토벤 역에 박효신·박은태·카이, 토니 역에 조정은·옥주현·윤공주 등 팬덤이 두터운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대형 뮤지컬에서 나오기 어려운 평점을 받았다. 27일 기준 인터파크에선 7.8, 예스24에선 5.6이라는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물론 <베토벤>은 무대, 연출 부분에 있어서 매우 화려하다. 댄서 6명으로 이뤄진 베토벤의 혼령들이 베토벤의 음악을 안무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나,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던 연주자들이 가발을 쓰고 나와서 연주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궁전의 벽으로 감싸져 있던 무대가 1막 마지막 씬을 비롯한 특정 포인트에서 개방되는데, 이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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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액이 약 5600억원이었다. 이제 코로나19의 여파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년 공연시장 동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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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작품의 서사와 넘버다. 낮은 평점을 준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극중 베토벤과 토니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대한 개연성 부족과 뻔하고 반복적인 스토리 등을 비롯한 빈약한 서사를 꼽았다. 이미 금지된 사랑을 다룬 훌륭한 뮤지컬들은 많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베토벤>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선 훌륭한 음악가의 음악적 고뇌가 아닌, 사랑이야기를 봐야 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넘버 역시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이 가사를 욱여넣는 듯한 억지스러운 부분을 수정하고, 조금 더 다채로워질 필요가 있다.

 

마케팅 면에서 볼 때 이번 시즌2 공연이 한 달 남짓한 기간을 두고 열리는 것은 제법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시즌1이 된 예술의전당의 공연에 희소성을 부여해 마지막 티켓 예매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고, 새로운 시즌에 따른 변화들이 예고되면서 회전문 관람 의사가 없었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

 

 

다만 우려는 있다. 시즌1의 폐막과 시즌2의 개막 기간 사이의 간격이 한 달 남짓이라는 것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작품의 서사가 얼마나 탄탄히 채워졌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예술의전당에 맞춰 제작된 무대가 세종문화회관으로 옮겨지면서 수정도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불과 며칠 전까지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던 배우들이 바뀐 대본과 음악을 모두 숙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도 뒤따른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 수년의 긴 제작 기간을 들인 베토벤이기 때문에 시즌1에 대한 혹평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다만 평단의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변화를 받아들이고자 한 베토벤의 급박한 시즌2 제작이 단순히 초연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악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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